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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중요하다! 정체성 우선 언어와 사람 우선 언어 사이의 오래된 논쟁

상운SangWoon 2023. 1. 10. 15:36

*이 글은 Krista L. Best, W. Ben Mortenson, Zach Lauzière-Fitzerald & Emma M. Smith (2022) Language matters! The long-standing debate between identity-first language and person-first language, Assistive Technology, 34: 2, 127-128, DOI: 10.1080/10400435.2022.2058315를 옮긴 것이다.
*각주는 역주이다.

장애 연구에는 사람 우선 언어person first language와 정체성 우선 언어identity first language 사이의 오래된 논쟁이 있다. 다시 말하자면, 누군가를 기술하는 데 “장애인disabled person”과 장애가 있는 사람person with disability” 중 어느 것이 더 적절한지[에 대한 논쟁이다]. 언어, 문화, 그리고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연구자들이 학술적인 성과를 나눌 때 적절한 언어를 선택하기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역사적으로 정체성 우선 언어는 장애가 개인의 속성으로 여겨졌다는 점 때문에 사용되었다. 이 표현은 국제손상·장애·핸디캡분류 ICIDH에도 반영되어(ICIDH, 1980), 여기서는 장애를 인간으로서 정상적이라고 여겨지는 범위 내에서 혹은 그러한 방식으로 행동할 능력의 (손상으로 인한) 제한이나 결여로 정의한다. 1970년[경][각주:1]에 시작된 이래로, 피플퍼스트운동은 강조점을 손상이 아닌 인간성에 둠으로써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역량을 강화하고자 사람 우선 언어를 퍼뜨리려 노력했다(Wehmeyer et al., 2000). 북미에서, 사람 우선 언어는 미국심리학회APA에 받아들여졌고 현재 많은 북미의 학술지들에서 권고되는 용법이다(Dunn & Andrews, 2015).

[한편] 미국 밖에서, 특히 장애인 인권 단체(: 장애 문화 운동) 사이에서 정체성 우선 언어를 사용하자는 요구가 늘어 왔다. 이는 장애의 사회적 모델과 맞닿는데, 이 모델은 장애가 개인에게 내재된 특성이 아니라 사람들을 불능하게 하는 사회적 태도들과 구조들이라는 점(예를 들어, 장애인disabled people이라는 용어는 개인이 사회에 의해 어떻게 불능하게 되는지disabled를 강조하기 위해 정당화된다; Oliver, 2013)을 지적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자신의 정체성에 자긍심을 느끼기에 정체성 우선 언어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다. 요컨대, 사람 우선 언어가 북미의 많은 보건 전문가 과정에서 가르쳐지고 의학 학술지에서 요구되지만, 몸으로 경험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 의해 정체성 우선 언어가 선호될 수도 있다. 사람 우선 언어가 개인에 대한 존중을 증진하려 의도되었지만, 이 개념은 장애가 무언가 부정적이라는 관념에 기반해 있다.

정체성 우선 언어는 장애를 문화로, 자율성과 행위주체성을 향상하고 자신의 운명을 뛰어넘는 선택을 장려하는 문화로 받아들인다. 다양성 모델에 기반하여, 정체성 우선 언어는 장애가 개인의 일부이며 경멸적인 용어가 아니라고 인식한다. 장애는 중립적인 (오히려 긍정적인) 것으로 그려지며, 치유를 요구하는 의료적인 문제가 아니다(Olkin & Pledger, 2003).

장애라는 단어를 (그리고 관련있는 용어들을) 되찾는 것은 장애 공동체를 위한 재전유를 북돋았고, 그리하여 한때 경멸적이었던 장애라는 말은 장애인들에 의해 교정되었고 그 공동체 안에서 받아들여지는 언어로서 보강되었다(Groom et al., 2003). 이 방식으로 장애인들은 사람 우선 언어로는 주어지지 않았던 행위주체성을 주장해 왔다. 장애 언어는 크립Crip 이론과 함께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데, 여기서는 기존에 장애인들을 모욕하기 위해 쓰인 장애에 대한 속어를 사용하는 것이 탈환되고 내부자의용어로 쓰인다(Dolmage, 2007). 크립 이론은 발전해 나가면서 장애인으로서의 모습을 재현하는 자기 규정과 자기 평가를 위한 정치적인 움직임이 되었다.

던과 앤드류는 장애에 대해 쓸 때 고려될 수 있는 여러 접근법을 제안했다(Dunn & Andrew, 2015). 예를 들어, 저자는 글을 쓰는 동안 사람 우선 언어와 정체성 우선 언어를 유연하게 바꿔가며 사용할 수 있겠다. , 저자는 연구 참여자들 혹은 참여 접근법을 통해 관련이 생긴 현장의 사람들과 선호되는 언어의 사용에 대해 논의하도록 권해진다. 이 접근법은 유의미한 참여를 통해, 보조 공학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자기 규정을 지지한다. 우리 학술지[보조공학기술지Assistive Technology]는 보조 공학 기술 사용자들이 연구 팀과 연구 과정에 유의미하게 참여하는 참여 접근법을 연구하는 데 사용하기를 권장하고 장려한다.

단어 선택이 분명히 우리 학술지에 실린 정보들을 독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영향을 주리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 우리는 저자들이 자신의 작업의 성격과 특정 양식의 언어를 선택한 것이 미칠 영향을 신중히 생각하기를 권한다. 우리는 더 나아가 저자들이 반성적인 연구 행위로서, 자신의 언어 선택을 정당화하고 독자들이 자신의 연구와 원고 작성 준비 동안의 선택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를 권한다.

 

참고문헌

Dolmage, J. (2007). Review of crip theory: Cultural signs of queerness and disabilityJAC, 27(3/4), 844850http://www.jstor.org/stable/20866817

Dunn, D. S., & Andrews, E. E. (2015). Person-first and identity-first language: Developing psychologists’ cultural competence using disability languageThe American Psychologist, 70(3), 255264https://doi.org/10.1037/a0038636

Groom, C.Bodenhausen, G. V.Galinsky, A. D., & Hugenberg, K. (2003). The reappropriation of stigmatizing labels: Implications for social identity. In J.T. Polzer, E. Mannix, & M. Neale (Eds.), Identity issues in groups, research on managing groups and teams (Vol. 5, pp. 221256). Emerald Group Publishing Limitedhttps://doi.org/10.1016/s1534-0856(02)05009-0

Oliver, M. (2013). The social model of disability: Thirty years onDisability & Society, 28(7), 10241026https://doi.org/10.1080/09687599.2013.818773

lkin, R., & Pledger, C. (2003). Can disability studies and psychology join hands? American Psychologist, 58(4), 296304https://doi.org/10.1037/0003-066X.58.4.296

Wehmeyer, M.Bersani, H. J., & Gagne, R. (2000). Riding the third wave: Self-determination and self-advocacy in the 21st centuryFocus on Autism and Other Developmental Disabilities, 15(2), 106115https://doi.org/10.1177/108835760001500206

World Health Organization. (1980).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impairments, disabilities, and handicaps: A manual of classification relating to the consequences of diseaseGenevaWorld Health Organization.

 

각주 작성에 추가로 참고한 자료

이진희. 2017.11.12. “‘피플퍼스트 대회를 아십니까?” https://m.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1711122118005 (검색일: 2023.01.10.)

  1. 피플퍼스트라는 구호는 1974년 미국 오리건 주에서 열린 발달장애인자기권리주장대회에서 유래했다(이진희, 2017.11.12). 하지만 이 운동의 뿌리는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경에 스웨덴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한다(Wehmeyer et al., 2000). [본문으로]